제 20화
극락지성은 비록 쓸모 없지만
그 비밀은 아주 쓸모가 많지요
양군이 교전하는데
가장 추구하는 것은 지피지기입니다
상대방이 대왕이 이렇게 많은 병사를
기르는 걸 모른다면
갑자기 출격하여
식은죽 먹은듯이 해낼 수 있겠죠
하지만 만일 이 소식이 퍼져
상대방으로 하여금 준비하게 한다면
그걸로 본왕을 위협하려는 것이오?
아닙니다
림낭과 저는 서로 사랑합니다
소원을 들어주시기를
청하고 싶을 뿐입니다
대왕. 왜 웃으십니까?
초류향아 초류향
열흘전에 그 말을 했다면
본왕은 분명 고분고분 따랐을 것이오
그러나 지금은 모든게 늦었소
본왕의 군대는 이미 출발했소
당신이 소문을 퍼뜨리더라도
모든 건 이미 결정 지어졌소
알겠소?
성으로 돌격
대왕께 보고드립니다.
우리군이 월량성을 함락했습니다
조만간 다시 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좋아. 잘 했다
-물러가라
-네
왜 웃는거요?
내 자신을 비웃었고
모든 사람들을 비웃었습니다
어리석은 군주로
유명한 월량성 대왕이
뛰어난 재능과 계략을 지닌
책략가였을 줄이야
굽힐때 굽히고 펼때 펼줄 알며
사람이 할 수 없는 것도 참는다
정말 감탄했습니다
본왕은 진작부터 당신이
내 지기일 것이라 느꼈소
본왕은 잘못 보지 않았소
단지 애석하게
우리 사이에는 림낭이 있소
그렇지 않으면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소
그렇습니다. 나도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떠나야 하는 것 아니오?
아닙니다
할 말이 있습니다
또 무엇으로 본왕을 위협할 수 있소?
위협이 아니라 간청입니다
뭘 빌거요?
림낭을 풀어주십시오
이것은 본왕이 올해
들어본 가장 우스운 농담이오
그녀를 사랑한 이상
행복하게 해줘야 합니다
그녀는 대왕을 사랑하지 않아요
대왕곁에서는 행복할 수 없어요
행복의 정의가 뭐라고 생각하오?
사랑이오?
아니오
안정이오
사랑이란 것은 세상의 불꽃처럼
피면 사라지는 것이오
평온하게 순조롭게 평생을 마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오
대왕의 말이
일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임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전에 나의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리석은 임금으로서 한 말을
번복하는 것은 물론 대단한게 아니죠
그러나 대왕은 지금 영명한 군주입니다
약속을 안 지키지는 않으시겠지요
초류향. 말을 아주 잘하는군
잘 들으시오
림낭이 남고 안 남고는
내게 달린게 아니라 그녀에게 달렸소
그대와 같이 가겠냐고 가서
물어봐도 되오
만약 그대와 같이 가겠다고 한다면
절대 막지 않겠소
그대와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면
다시는 우리의 조용한 생활을
방해하러 오지 말길 바라오
할 수 있겠소?
림낭
갑시다
초대형. 어디로 데려가려고요?